'176명 신상 무단공개'…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구속영장

베트남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된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오늘(7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A씨에 대해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며 디지털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등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가 신상 정보 등을 무단 게시한 대상자는 모두 176명으로 파악됐습니다.

관련 게시물은 매체별 중복 사례를 포함해 234건에 이릅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내일(8일) 대구지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A씨는 지난해 2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인접 국가인 베트남에 은신해 있다가 인터폴 적색 수배로 지난달 22일 베트남 공안부에 검거됐습니다.

그는 어제(6일) 국내로 송환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거친 뒤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디지털 교도소는 엄격한 법적 판단을 거쳐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신상 공개가 개인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성 착취물 제작 혐의로 신상이 무단 공개된 한 남자 대학생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한 대학교수는 사실무근인 데도 '성착취범'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썼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다른 범죄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압수한 증거물 분석 등으로 공범자와 디지털 교도소 2기 운영자를 밝히는 데 수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자신을 2기 운영자라고 밝힌 인물이 운영하는 디지털 교도소 홈페이지는 A씨가 송환된 이후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