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경찰이 개천절에 버스 수백대를 동원해 서울 광화문 광장을 원천 봉쇄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 눈에는 국민이 오랑캐로 보인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런 운천 봉쇄를 "세계가 부러워하는 K방역의 위용, 하이엔드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바이러스 방호벽"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경찰은 전날 서울 광화문 광장을 경찰 버스 300여대로 '차벽'을 만들어 원천 봉쇄했다. 또 1만 1000여명 경찰력을 동원해 시내 진입로 90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도심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점검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저 축성술이 조선시대에 있었다면, 삼전도 굴욕은 없었을 텐데. 아쉽다"며 "광화문에 나와서 대화하겠다던 대통령이 산성을 쌓은 것을 보니, 그 분 눈엔 국민이 오랑캐로 보이는 모양. 하긴, 토구왜구라 했던가? 휴, 뭐 하는 짓들인지"라고 지적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전날 다른 글에서 "코로나 긴급조치. 재인산성으로 변한 광화문"이라면서 "데 키리코의 형이상학적 회화를 보는 듯"이라고 썼다. 경찰의 차벽을 'MB산성'(이명박 대통령 시절 경찰의 차벽)에 빗대 '재인산성'으로 부른 것이다.
한편 진 전 교수는 '재인산성'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우리 국민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옹호하자 "누가 뭐래요. 다 이해한다"며 "국가가 위험에 처하면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되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전제는 인정했다.
다만 그는 "그럼 도대체 '위험'할 때가 언제인지 누가 결정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는데 그걸 결정하는 사람, 그 사람이 주권자"라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그 사람에게서 나온다"라고 비꼬았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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