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앓다가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된 모녀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 확인이 힘들어지면서 갖가지 추정만 무성해지며 의구심만 커지고 있습니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1시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원룸에서 딸(22)과 엄마(52)가 나란히 누워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부패 정도로 봤을 때 이들은 발견된 날로부터 약 20일에서 한 달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부검 결과 신체에 외상 흔적이 없고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아 타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관은 잠긴 상태여서 경찰이 내부 진입을 위해 강제개방했고, 창문도 쇠창살 때문에 막힌 상태였습니다.
또 유서나 도구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볼 때 극단적 선택 가능성도 작습니다.
타살도, 극단적 선택도 아닌 상황에서 사망 경위 확인이 더 힘들어진 것은 이들 모녀가 사실상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활을 했다는 데 있습니다.
조사 결과 모녀는 휴대전화도 소지하지 않았으며 집 안에 유선전화도 없었습니다.
모녀는 엄마의 일용직 노동 수입으로 생활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숨진 뒤 약 한 달 동안 그 누구도 이들의 행방을 궁금해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나 친척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웃과 활발히 교류하지도 않았습니다.
딸은 이웃 중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집 안에서만 생활했으며 엄마도 가끔 출근하는 듯한 모습을 목격한 게 전부였습니다.
유일한 유가족으로 엄마의 남동생이 있으나 옛날에 딱 한 번 모녀 집을 방문한 모습을 이웃이 봤을 뿐이었습니다.
부패 정도가 심해 제대로 된 부검도 힘들어 결국 사인 불명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정확한 사인 규명이 힘들어지자 모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갖가지 추정만 난무하고 있습니다.
애초 엄마가 돌연사한 뒤 딸이 아사했을 가능성이 가장 현실성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집 안에서 20㎏ 쌀 15포대가 발견됐으며 냉장고 속에도 김치 등 반찬류가 몇 가지 있었기 때문에 이마저도 석연찮은 대목이 많습니다.
딸이 정신질환을 앓았다 하더라도 장애등급 5∼6급으로 가벼운 수준이었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였고, 사회복지시설에서도 엄마가 사망했다는 이유 하나로 끼니조차 챙기지 못할 정도로 딸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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