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한석 씨(48)가 1조원 이상 투자자 손실을 낸 '라임 사태'와 관련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목이 집중됐다.
김씨는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진행된 장 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장 전 센터장은 라임 펀드의 손실 가능성 등 중요 사항을 투자자들에게 거짓으로 알리거나 오인시키는 방식으로 2000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금융알선, 수재 등)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
라임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에 따르면 김씨는 '라임 사태'의 정·관계 비호 세력 등을 세간에 알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김씨는 '라임 전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중)과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46·수감중) 등의 의혹이 담긴 녹취 파일을 김 변호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변호사는 "김한석씨는 이 녹취파일을 제공하면서 많은 걱정을 했다. 방송활동에 지장을 받지는 않을지, 제보를 통해 어떤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지 등을 말이다"라며 "그는 라임 피해자들의 피해구제에 매우 중요한 증거자료와 범죄자들을 구속시키는데 단초를 제공하는 용기를 내주신 분이다"라고 밝혔다.
녹취록에서 장 전 센터장은 "회장(김봉현)이란 분이 로비를 어마 무시하게 한다. 여기(김 전 행정관)가 키(key)다. 14조원을 움직인다. 이분이 다 막았다"라며 라임 펀드에 문제가 없을 것처럼 김씨를 안심시켰다.
이날 공판에 출석한 김씨는 "배우자와 내 명의로 장 전 센터장을 통해 8억5000만원 상당의 라임 펀드에 가입했지만 환매 받지 못하고 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제로(0)다', '(잘못될 확률이) 로또 당첨 확률보다 낮다'고 얘기해서 가입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라임 관련 언론 보도 뒤 장 전 센터장이 어떻게 설명했느냐'고 묻자 그는 "'언론에 나온건 기자가 흘려들은 이야기를 기사로 쓴 것이다'라고 얘기했다"며 "두 달 전 확인해본 바로는 가입한 펀드의 95%가 손실로 잡혀 있었다"고 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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