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지난 4년간 진료 목적 청원 휴가를 나간 카투사(KATUSA, 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병사 대다수의 진단서 등 관련 서류를 보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 당국이 그동안 카투사 휴가를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했다는 점이 자체 조사에서 드러난 것입니다. 휴가를 신청하면 이뤄지는 행정 절차인 휴가 명령은 존재하지만, 병가 휴가를 증명할 서류가 따로 보존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14일) 주한미군 한국군지원단이 2016∼2019년 카투사 병가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년간 카투사 병사 493명이 병가를 사용했습니다.
카투사에게 적용되는 육군 규정은 병가를 나갈 경우 민간병원에서 진료받은 증명 서류를 제출하고, 소속 부대가 진료비 계산서 등 관련 서류를 5년간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군은 전체 카투사 병가휴가자 493명 중 469명(95%)의 병가 관련 서류를 보존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병가 인원 91명 중 0명, 2017년 58명 중 2명, 2018년 154명 중 11명, 2019년 190명 중 11명만 관련 서류가 보존돼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련 서류가 없는 469명이 실제로 진료를 받았는지, 휴가 당시 서류를 제출했는지 등은 현재로서 확인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병사가 서류를 제출했다 하더라도 군이 규정을 위반하고 폐기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부 카투사 병사는 행정 기록인 휴가 명령도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카투사가 미군과 한국군의 이중 관리를 받으면서 특혜의 '사각지대'가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카투사는 훈련과 작전 분야에서는 미군 규정을 따르지만, 보직 진급·전출·휴가· 군기·군법·상벌 등의 인사행정 분야에서는 한국 육군 규정을 따릅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카투사 휴가 관리가 부실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일반 병사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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