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62·사법연수원 14기)이 13일 '아들 군(軍) 특혜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논리적 해명보다는 가정사 공개를 통해 감성에 호소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추 장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들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려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스스로 되돌아보고, 태도를 더욱 겸허히 살피고 헤아리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야권에서 제기되는 '자진 사퇴론'은 일축했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 과제에 책임을 다 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며 운명적 책무"라고 밝혔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추 장관을 그대로 두는 것은 법치 모독·파괴"라며 사퇴 및 특임검사 임명을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추 장관은 논리보다는 감성에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추 장관은 야권 지적에 대해 '소설 같은 얘기'라며 강경 발언을 해왔다. 이번 사과문에선 △아들의 무릎 수술 △남편의 다리 장애 △본인의 삼보일배 후유증 등을 거론했다.
아들에 대해선 "정치적 구설에 오를까 걱정해 (병역 의무를) 기피하지 않고 입대했다"고 설명했다. 또 "남편은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인데 아들마저 다리를 수술 받았다"고 덧붙였다. 본인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삼보일배를 하며 다쳤다는 점을 강조했다. 추 장관은 "삼보일배로 제 다리도 망가졌다"며 "저와 남편·아들의 아픈 다리가 국민 여러분께 감추고 싶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고난을 이겨낸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추 장관은 "거짓과 왜곡은 한 순간 진실을 가릴 수 있겠지만, 영원히 가릴 수 없다"며 특혜 의혹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존 입장만 되풀이할 뿐, 새로운 해명을 내놓지는 못했다.
그는 "병원에서 3개월 이상 안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지만, 아들은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부대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군은 아픈 병사를 보살필 준비가 돼 있었고, 규정에도 최대한 치료를 권하고 있어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건을 맡고 있던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덕곤)를 향해선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 명령에만 복무하라"며 공정한 수사를 주문했다. 지난 7일 추 장관은 "보고를 받지 않았고, 앞으로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성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