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재판 출석한 조국 "가족이라 증언 거부"…檢 "검찰 조사때도 진술거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부인 정경심씨의 재판 증언대에 섰지만 "정씨와 가족이므로 진술을 거부하겠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그는 검찰 수사 때도 진술을 거부한 바 있다.
3일 오전 조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의 심리로 열린 정 씨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등 혐의 사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그에게 정 씨의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증거인멸 혐의 등과 관련해 사전 논의가 있었는지 물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신문에 앞서 미리 준비한 낭독문을 통해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법정의 피고인은 제 배우자이며 제 자식의 이름도 공소장에 올라가있다. 이 법정은 아니지만 (나도) 배우자의 공범 등으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법정에서 진행되는 검찰신문에 대해 형사소송법 148조가 부여한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 친족인 증인이자 피고인인 증인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르면, 친족 또는 친족관계가 있었던 사람이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수 있을 때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조 전 장관은 "형사법학자로서 진술거부권의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을 역설해왔지만, 우리 사회에선 이런 권리행사에 편견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법정에선 그런 편견이 작동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은 "(증인은) 이 사건 대부분의 범행이 가족 공동체에서 이뤄진 공모 범행이라는 점에서 피고인을 제외하고 가장 가까이 있으며 직간접적으로 목격하거나 정황을 들어왔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이 적법 절차에 따라 취득한 증거 상당 부분도 조 전 장관을 통해서만 확인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한 것도 지적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선 진술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검찰은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도 비판했다. 또 "증인은 저명한 형사법 교수라 법정에서도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건데 검찰 조사에서 '법정에서 다 말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자녀 입시비리· 등에 대한 3차례 검찰 조사에서 모두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후엔 검찰의 신문과 조 전 장관의 증언 거부가 이어졌다. 검찰은 준비한 질문을 계속했고 조 전 장관은 일일이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류영욱 기자 /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