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보안검색직원 정규직 전환 사태로 촉발된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반대' 국민청원에 정부가 "불안정한 일자리 해결을 위해 정규적 전환 정책은 불가피하다"고 답하자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노조가 조목 조목 반박하며 3대 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위원장 장기호)는 26일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의 책임이 3년 여간 진행된 노사전문가 합의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공사와 정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갈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정부의 청원답변 내용에 대해 실망을 금치 못했다"면서 정부에 3대 요구 사항을 내놨다.
노조는 졸속 정규직 전환을 중단하고 원점서 재검토할 것,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에 개입하지 말고 이해당사자간 자율적 결정을 보장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 외부 법률자문을 무시하고 불법 해고를 자행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공항시설관리(공사 자회사)를 특별감사하고, 불법해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노조는 팩트체크 형식으로 정부가 내놓은 국민청원 답변을 조목 조목 반박하며 "오류와 잘못이 많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국민청원에 대한 정부의 답변을 5가지로 나눠 반박했다.
우선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방침은 기관별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결정했다는 정부 답변에 "당사자와 협의 없이 공사와 정부가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간에 갈등이 있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와 정부간 갈등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보안검색 직접고용 계획은 2017년 1차 합의때 이미 결정된 것"이란 정부 입장에 대해서도 "법적 문제를 뒤늦게 인식해 3차 합의(2020)에서 변경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정규직 일자리에 대한 신규 채용에 영향이 없다"는 정부측 답변에는 "최근 기획재정부가 3년간 도입한 자율정원조정제도를 조기 폐지하고, 공공기관 인력운영 효율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 점을 미루어 보더라도 단기간 공공기관 인력의 급격한 증가는 인력운영 효율화로 이어져 공공기관 신규 채용인력 감소는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반박했다.
"전문직 등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공개 경쟁 채용을 하도록 했다"는 답변에는 정부가 만든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문재인 대통령 방문일인 2017년 5월 12일 이전에 입사한 보안검색 1100여명의 채용 절차를 정부 가이드라인에 어긋난 전환 채용(적격심사 및 면접)하도록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지난 6월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오' 청원에 대해 지난 21일 "현재 청년 노동자의 비정규직 비율이 40%에 달하는 만큼 불안정한 일자리 해결을 위해 정규직 전환 정책은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답변에 나선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번에 논란이 된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업무인 만큼 직접 고용하기로 이미 2017년에 결정했던 것"이라면서 "정규직 전환 방침이 발표되기 전에 입사한 보안검색원들은 적격심사, 면접 등 절차를 거쳐 전환 채용되고 그 뒤에 입사한 분들은 공개경쟁 채용을 거쳐 입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임 차관은 "정규직 전환 결정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노사 간에 충분한 공감대가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문제점은 앞으로 노사가 함께 책임 있게 해결해 나갈 것이다. 전환이 원만하게 마무리되도록, 정부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조건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채용 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해 고용안정과 채용 비리 근절의 두 원칙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