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국행에 나선 한 임신부 교민이 에어프랑스 송환기 탑승 직전 돌연 "안된다"는 통보를 받고 귀국을 못 하는 낭패를 당했습니다.
남아공 남단 케이프타운에 거주하는 33살 김 모 씨는 임신 4개월째로 한국에 들어가야 해서 현지시간으로 어제(12일) 에어프랑스 송환기를 타고 파리까지 갔다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다시 KLM항공을 이용해 인천국제공항까지 가는 표를 끊었습니다.
그는 그러나 당일 체크인을 마치고 기다리던 중 탑승 1시간 전에 갑자기 에어프랑스 직원으로부터 파리에서 암스테르담까지 이동이 안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연실색해 부랴부랴 탑승 게이트 앞에서 나와 짐을 되찾고 다시 파리발 대한항공 표라도 끊으려고 했더니, 카운터 직원들이 걸어 나오면서 이번에는 "이륙 30분 전이라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김 씨는 "에어프랑스는 귀가 차편도 제공해주지 않았다"면서 "임산부로서 온종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 속에 공항에서 기다리고 남편에게 겨우 연락해 뒤늦게 케이프타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송환기 안내 일정이 남아공 주재 한국대사관에 미리 올라와 있었고 이(e)티켓까지 대사관에 보내 공항까지 가는 통행증을 발급받았다"며 "경유지인 네덜란드 주재 한국대사관에도 사전에 문의해 암스테르담 경유에 따로 필요한 서류는 없다는 답변까지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일차적으로 항공사 측에서 표까지 발급하고 막판에 파리→암스테르담 환승이 안 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책임이 크지만, 한국 대사관 측도 사전에 이런 사항에 대해 안내와 주의를 해주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주남아공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13일 현재까지 남아공 교민 등 200명 이상이 보통 카타르 도하 등을 거쳐 귀국한 만큼, 이번처럼 유럽내 이중 환승이 안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귀국 교민의 사정을 좀 더 세심히 챙길 것이라면서 코로나19로 환승이 힘든 사정을 예약 때부터 고려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주네덜란드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와중에도 세네갈을 비롯해 아프리카에서 에어프랑스 특별기 등을 타고 파리에 도착해 다시 네덜란드를 거쳐 귀국한 경우가 10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분명히 선례가 있는데도 환승 불가라는 에어프랑스 입장은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다만, "결과적으로 민원인께 불편하게 한 셈이 돼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코로나19 비상 상황에서 항공사 직원도 자주 바뀌고 환승 정보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면서, 사전에 항공사 측과 환승을 잘 조율하거나 설령 경유지에서 갑자기 문제가 생기더라도 한국대사관 영사 긴급전화로 연락을 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합뉴스는 남아공 현지 에어프랑스 측에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김 씨는 "에어프랑스는 예매할 때도 전화가 잘 안 됐다"면서 "그나마 나중에 에어프랑스에서 오는 8월 1일에나 케이프타운에서 도쿄까지 가는 에어프랑스 항공편이 있다고 알려와서, 도쿄를 거쳐 한국에 돌아가는 방안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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