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생의 역량을 높이는 교육을 목표로 2025학년도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놓고 대학입시에 최적화된 교육과정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대입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이다.
19일 한국교육학회는 성균관대에서 '광복 75년·교육법 70년, 한국 교육이 걸어온 길과 남겨진 과제'를 주제로 연차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첫 번째 세션 주제인 '교육 수월성과 형평성, 그리고 학교제도' 발표자로 나선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입제도가 현행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고교학점제가 시행될 경우엔 개별 고교마다 대입에 최적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통과목이 아닌 선택과목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고교학점제에선 대학들이 입시에서 변별력을 두기 위해 또 다른 평가 장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게 조 교수의 관측이다. 선택과목 위주로 학생들의 고교 내신 성적이 매겨진다면 대입에서 내신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현 대입제도는 일종의 표준화 검사로 사실상 획일화돼 있다"며 "주어진 교과가 정해져 있고, 평가 내용도 공통교과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게 수능이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학점제가 표방하는 '학생의 개별 교과 선택권 확대'는 이처럼 획일화된 대입제도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고교학점제 도입 시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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