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대학교 2020학년도 수시 전형 지원자가 가장 많이 읽은 책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는 '미움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가 가장 많이 읽힌 책이었다.
19일 서울대 입학본부가 웹진 아로리에 공개한 2020학년도 서울대 수시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로, 365명의 서울대 수시 지원자가 선택했다. 그 뒤를 이어 '미움받을 용기(291명)'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254명)' 등의 순이었다.
현재 서울대에서는 수시 지원 시 자기소개서 문항 4번으로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라'는 자율 항목을 두고 있다. 서울대는 이를 통해 매년 수시 지원자들의 독서 현황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 2020학년도 수시 총 지원자는 1만7988명(지역균형 2461명, 일반전형 1만4649명, 기회균형I 878명)이었다.
단과대별로 가장 많이 읽은 책은 인문대 '1984(조지 오웰)', 경영대 '넛지(리처드 탈러)', 자연대 '부분과 전체(베르너 하이젠베르크)', 공과대 '엔트로피(제레미 리프킨)', 사범대 '죽은 시인의 사회(N.H.클라인바움)', 의과대 '숨결이 바람될 때(폴 칼라니티)'가 차지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서울대의 경우 자기소개서에서 계열별 또는 모집단위별로 읽어야 하는 책이 별도로 정해진 것은 당연히 없고, 어느 도서가 특별히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 책도 없다"며 "다만 서울대가 중시하는 것은 지원자들이 충분한 독서활동을 통해 연마한 우수한 독서능력을 가지고 있느냐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오 평가이사는 "따라서 자신의 삶과 학습 활동에 가장 큰 감동이나 변화를 보인 도서를 선정해 이를 통해 지적 성장, 영향 등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대는 이번에 공개한 웹진 아로리에 처음으로 '2020학년도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적성·인성면접 기술 제시문'을 공개했다. 흥미로운 질문으로는 서울대 수의대의 '강아지 응급상황 처치 문제', 의과대의 '피자 가게 문제', 치과대의 '공감 문제' 등이 있다.
구체적으로 의예과 면접에서 나온 '피자가게 문제'는 피자집 사장 1명, 배달원 1명, 제조자 3명이 있는데 문제 상황 발생 4가지 경우에 대해 우선 순위를 정하고 문제 해결 방안 찾으라는 것이었다. 또 치의학과 면접에서는 제시문으로 '정서적 공감과 인위적 공감 중 무엇이 강한가'와 '치과 의사로서 정서적 공감과 인위적 공감 중 무엇이 강해야하나'를 묻는 것이 나왔다.
오 평가이사는 "올해 서울대 의예과, 치의대, 수의예과 수시 면접을 대비하는 학생들은 이번에 공개한 적성 면접 제시문 등을 참고해 다양한 상황에 직면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 지 생각해볼만 하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대는 이날 이번 웹진 아로리에 대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입학전형 설명회가 축소돼 정보 획득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 학부모, 교사를 위해 '2021학년도 서울대학교 입학전형 설명회 동영상', '2021학년도 입학전형 안내 책자' 및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동영상'을 탑재해 온라인을 통해 서울대 입학전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일례로 웹진 아로리의 대표 콘텐츠인 '나도 입학사정관'은 이용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서류평가 시뮬레이션 코너다.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농업생명과학대학 농경제사회학부,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 아동가족학전공 각 3명씩 총 9명의 2020학년도 합격생 서류를 공개해 이용자가 직접 학생들을 평가해볼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자신의 평가 결과와 다른 이용자들이 평가한 결과를 비교해 볼 수 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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