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집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 사태가 전방위 확산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최근 한달새 집단감염의 고리가 클럽→물류센터→교회 소모임→방문판매업체→탁구장으로 이어지더니 이번에는 대표적 취약시설 중 한 곳인 서울 시내 중국동포교회 쉼터로까지 번졌습니다.
이 같은 집단감염의 고리를 조기에 끊어내지 않으면 코로나19의 '수도권 대유행'은 물론 더 나아가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크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오늘(8일) 서울 구로구 등에 따르면 가리봉동의 중국동포교회 쉼터에 거주하는 64세 남성이 전날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날 같은 쉼터 거주자 8명이 추가로 확진됐습니다.
이 남성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부화당)를 방문한 것이 확인돼 지난 6일 무증상 상태로 검사를 받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에 구로구는 쉼터 거주자와 교회 관계자 등 36명을 대상으로 긴급 전수 검체 검사를 진행해 추가 감염자를 찾아냈습니다.
이들은 모두 쉼터 거주자들로, 외국 국적입니다.
구로구와 방역당국이 중국동포교회 신도 150여명 전원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어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리치웨이 자체 감염자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날 정오 기준으로 7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는 52명이 됐습니다.
리치웨이 확진자의 대부분은 치명률이 높은 60대 이상 고위험군입니다. 이번에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 확진된 9명 중 8명도 60세 이상이며, 최고령은 81세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집단감염지에서도 추가 환자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울 양천구 탁구클럽과 경기도 용인 큰나무교회에서도 이날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가운데 방역당국은 지난달 28일 양천구 탁구장을 찾았던 한 방문자가 같은 달 31일 큰나무교회에서 예배를 보면서 코로나19를 전파한 것으로 파악하고, 두 사안을 '양천구 운동시설 관련 집단 감염' 사례로 재분류했습니다.
이날 정오 기준 양천구 탁구장 관련 확진자는 22명, 큰나무교회 관련 감염자는 19명으로 총 41명입니다.
이 밖에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5명 늘어나 누적 138명), 수도권 개척교회(4명 추가돼 누적 86명), 이태원 클럽(1명 증가해 누적 274명) 관련 확진자도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방역 대책을 강화하는 등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1주일간의 상황이 통제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악화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복귀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수도권 상황과 관련해 "종교 소모임, 동호회, 무등록 판매업소와 같이 행정력이 미치기 어려운 곳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신속한 역학조사와 접촉자 차단조치와 함께 '사각지대'에 대해서도 방역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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