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뒤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보건당국을 애태운 경기 용인 77번 환자가 당초 역학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소규모 모임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용인시 보건당국 관계자는 오늘(8일) "77번 환자가 서울지역 교회 목사를 포함한 지인들과 서울서 모임을 가진 이후 모임 참석자 6명과 이들의 접촉자 2명 등 8명이 5일 동안 순차적으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모임 참석자 중 최초 감염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용인시에 따르면 77번 환자 A(60대 남자)씨의 감염경로를 조사하던 중 지난달 27일 A씨와 동생인 고양 51번 환자(60대 남성), 서울 지역 교회 목사, 목사의 지인 3명 등 총 6명이 서울 구로구의 모처에서 만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목사는 서울 구로구 거주 73세 남성(구로 48번 환자)으로 확인됐고, 인천 부평구 거주 65세 여성(부평 70번 환자)은 교회 관련자로 추정되나 부평구청은 이 여성의 직업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모임을 가진 6명 전원은 엿새 후인 2일부터 6일까지 5일 동안 순차적으로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용인 77번 환자가 2일 제일 먼저 확진됐고, 이 환자의 동생이 3일, 부평 70번 환자가 4일, 구로 48번 환자가 5일 각각 확진됐습니다.
모임에 참석했던 나머지 2명을 포함해 이들의 접촉자 2명이 추가로 감염되면서 5월 27일 모임과 관련해 총 8명이 확진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증상 발현일은 구로 48번 환자가 5월 27일로 제일 빠르고, 다음으로 부평 70번 환자 30일, 고양 51번 환자 31일, 용인 77번 환자 6월 1일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보건 당국자는 "77번 환자의 증상발현일이 모임 참석 확진자들보다 하루에서 닷새 늦게 증상이 발현된 것이 확인된 만큼 최초 감염자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당초 용인 77번 환자 A 씨는 확진 후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깜깜이 환자'로 분류돼 시 보건당국을 긴장시켰습니다.
시 보건당국은 A 씨가 용인 기흥구 한 교회의 신도임을 확인하고 이 교회 목사와 신도 56명을 포함한 접촉자 72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했지만,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습니다.
교회 내에서 감염이 시작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것은 다행이었으나 감염 가능성이 가장 컸던 교회가 배제되면서 A 씨의 감염경로는 더욱 알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던중 A 씨가 3일 경기 고양에서 확진된 동생(고양 51번 환자)과 지난달 31일 경기 광주에서 만난 사실이 확인됐고, 시 보건당국이 이 둘의 동선을 역추적하면서 5월 27일 모임과 모임 참석자들의 동선이 드러났습니다.
모임 참석자들은 거주 지역별로 확진 내용이 공개됐지만, 5월27일 모임 참석여부와 참석자와의 관계 등은 용인시의 역학조사 전까지는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부평 70번 환자는 지난달 29일 서울 구로구에서 열린 교회 관련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인천 부평구 역학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구로 48번 환자인 72세 남성은 은퇴한 목사로, 고양 51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지난 4일 검사를 받고 5일 확진됐습니다.
앞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77번 환자가 용인 기흥구 소재 교회 목사와 5월 27일 만났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확진자를 파악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용인시는 알림 자료를 통해 "자료에 언급된 교회 목사와 77번 환자가 만난 사실이 없고, 이 교회 목사와 교인 등 56명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용인시 관계자는 "소규모 종교 모임을 통해 참석자들 전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시민들은 소규모 모임을 자제해 주시고 불가피하게 모인다면 생활방역 수칙을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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