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주변 뛰기', '한겨울 추운 체육관에서 대기', '토할 때까지 간식 먹기', '배구공으로 맞히기', '양말 벗고 신기', '새벽까지 짐 싸고 풀기', '배구코트 300회 왕복', '엉덩이 걷어차기'.
"때리지 않고 괴롭히는 방법이 수백 가지"라고 공언한 한 중학교 배구코치가 여중생 선수들에게 저지른 아동학대의 내용입니다.
48살 A 씨는 2016년부터 모 중학교 무기계약직 교사로 채용, 배구부 코치로 일했습니다.
그는 2018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7차례에 걸쳐 중학생 10명을 신체·정신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몸풀기 운동한 학생들을 반소매·반바지 차림으로 난방도 되지 않는 추운 체육관에 2~3시간 머물게 했고, 일부 학생은 감기에 걸려 링거를 맞았습니다.
학부모들이 사다 준 치킨, 피자를 학생들이 가져다주자 "너희들이 먹기 싫으니 주는 거냐"고 화를 내고 억지로 먹게 해 토한 학생도 나왔습니다.
시합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숙소 주변을 걷게 시켰는데, 천천히 걸었다며 30분씩 두 차례 리조트 15바퀴를 계속 뛰게 했습니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자 배구코트를 300회 왕복해 달리는 벌을 주기도 했고, 경기 도중 '파이팅' 소리를 크게 외치지 않았다고 우는 선수의 엉덩이를 발로 걷어차기도 했습니다.
학생 선수들에게 서로 공을 맞히라고 지시하고, 머뭇거리면 대신 7~8차례 선수에게 공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그는 "너희들을 괴롭힐 방법은 수백 가지다"며 "내가 배구 배울 때는 양말을 벗고 신고하는 것까지 했다"라고 말하며 학생들에게 똑같은 짓을 시켰습니다.
여기에 새벽 2시까지 짐을 7차례 싸고 풀기를 반복하며 방을 옮기게 하는 등 괴롭히며 "내가 선수 할 때는 옷 벗고 샤워도 2분 안에 하고 병뚜껑에 머리 박기도 했습니다. 내가 한 번 시켜볼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부모에게 알리면 내 인맥을 총동원해 두 배로 갚아주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은 A 씨의 학대를 겪고, 스트레스에 토하거나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A 씨는 재판에서 이 같은 행위들은 신체적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광주지법 형사3단독 김승휘 부장판사는 "학대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고인의 범행이 아동 인성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A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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