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사회·경제적 생활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접목한 이른바 '생활속 거리두기'가 시행된 지 한 달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생활속 거리두기 시행 이전부터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서울 이태원 클럽,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 수도권 교회를 타고 연이어 번지는 집단감염의 속도와 폭은 예상을 넘어섭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한해 한층 강화된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하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완전한 복귀에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아직은 신규 확진자 발생 규모가 현행 방역·의료체계 수준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내에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수도권 교회 소모임(發) 감염이 더 확산하고, 더 나아가 만에 하나 초·중·고교 등교수업을 고리로 학교로까지 본격 전파가 이어질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정부가 '수도권 대규모 유행' 가능성까지 공개 언급하며 수도권 주민들에게 모임이나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연일 당부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생활속 거리두기가 시작된 이후 전날 0시까지 28일간 발생한 확진자는 총 731명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270명이고,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117명입니다. 교회의 각종 소모임에서 비롯된 집단감염은 총 6건에 최소 103명이 확진됐고 사망자도 1명이 나왔습니다.
교회 관련 확진 사례 103명 중 9명(1건)을 제외한 94명(5건)이 수도권에서 나왔는데 특히 인천 개척교회 모임에서 시작된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형국입니다. 전날 집계 결과 하루새 22명이 추가되면서 누적 확진자는 불과 사흘만에 45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경기도 안양·군포 목회자 모임 역시 전날 6명이 추가되면서 누적 환자는 15명이 됐습니다.
방역당국은 이처럼 교회의 정규 예배가 아닌 일부 교인들끼리 모이는 소모임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방역 관리상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수도권 주민들에게 다음 주까지 최대한 모임과 외출을 자제하고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기도회·성경공부와 같은 일상 소모임에 대해서까지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또 당국의 방역활동과 역학조사가 연쇄감염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주민 개개인의 협조가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체계만으로는 (감염 확산을) 따라잡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최대한 각자의 생활에서 방역수칙을 지켜 코로나19의 전파 고리를 차단하는 데 힘을 보태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쿠팡물류센터 집단감염 사태에서 보듯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 연쇄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제는 업무 현장에서도 평소 소독과 마스크 착용, 아프면 쉬기 등 방역지침을 꼼꼼하게 지키는 새로운 일상, 즉 '뉴노멀'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감염병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생활방역 수칙을 지키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합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코로나19의 유행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상생활에 방역활동이 접목된 뉴노멀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당 기간은 모든 국민이 집단감염 우려가 있는 시설의 이용을 자제하고, 사람들과 만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야 한다"며 "현재 우리가 코로나19와 싸울 수 있는 무기는 일상방역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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