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적장애 청년을 수시로 화장실에 가둔 채 굶기고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로 기소된 어머니와 장애인 활동지원사에게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오늘(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대전지법 형사11부(김용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장애청년 상해치사 등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숨진 청년의 어머니 46살 A 씨에게 징역 17년을, 활동 지원사 51살 B 씨에게 징역 20년을 각각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습니다.
검찰은 "지적 장애인인 피해자를 훈계한다는 명목으로 학대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가학성과 잔인함의 정도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서로 책임을 미루는 데 급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평소 A 씨가 훈육과 관련해 B 씨에게 과도하게 의존한 점이나 B 씨가 피해자 일상에 적잖게 관여했던 정황 등으로 미뤄 B 씨 책임을 더 크게 물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 아들인 20살 C 씨는 지난해 12월 17일 저녁 대전시 중구 집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습니다.
지적장애 3급이었던 C 씨의 얼굴에는 멍이 있었고, 팔과 다리 등에서도 상처가 발견됐습니다.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C 씨는 개 목줄이나 목욕 타월 같은 것으로 손을 뒤로 묶인 채 화장실에 갇혀 밥도 먹지 못했습니다.
구타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반복됐는데, 빨랫방망이까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C 씨는 숨지기 엿새 전부터는 소일거리를 하던 장애인 복지시설에도 나가지 못했는데, 검찰은 이 시기에 폭행과 학대가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8일 오후 2시 대전지법 316호 법정에서 열립니다.
앞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한국장애인연맹은 지난 26일 국회 앞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장애인 학대 예방·재발 방지 대책 수립, 가해자에 대한 응당한 법적 처벌, 장애계 참여를 전제로 한 태스크포스 구성 등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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