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중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사람의 비율이 연일 증가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초 코로나19가 다소 진정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방역체계를 일상생활과 방역의 조화를 병행하는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했지만 최근들어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단계적 '사회적 거리두기'로 복귀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경로를 알 수 없는 무증상 확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관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0시부터 전날 0시까지 신고된 확진자 303명 가운데 감염경로 조사가 진행 중인 경우는 23명으로 전체의 7.6%에 달했다.
종교 시설·실내 체육시설·유흥시설 등의 운영이 자제된, 즉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4월 22일∼5월 6일 2주간은 이 수치가 6.3%(확진자 112명 중 7명)였고, 이후 4월 29일∼5월 13일 2주 동안은 4%(확진자 201명 중 8명)로 떨어졌다.
그러나 생활속 거리두기 체계로 전환된 이달 6일부터 20일까지 2주간은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인 확진자 비율이 6.3%(304명 중 19명)로 다시 늘어났고, 특히 이번 주를 포함한 최근 2주간 비율은 7%를 넘어섰다.
신규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n차 전파로 이어질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다시 경각심을 끌어올리는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감염경로를 모르는 환자 비율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서울, 경기, 인천에서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미분류 사례가 증가하는 양상이고 이에 따라 지역감염의 위험도도 증가한 상황"이라며 "위험도를 판단해보고, 통제 가능한 범위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일부 유행지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도 "지방자치단체의 판단에 따라서 감염병예방법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면서 방역 수위 상향 조정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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