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 있으면 말해"…노래방서 직원 허벅지 만진 사장

폭행·협박이 없고, 피해자가 즉각 거부하지 않았더라도 '의사에 반하는 기습추행'은 강제추행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허 모씨의 강제추행 혐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에선 허씨가 피해자의 허벅지를 기습적으로 만진 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하는 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강제추행죄는 폭행·협박을 가한 뒤에 추행한 것뿐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이라고 인정되는 기습추행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가 즉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서 추행에 동의했거나 피해자 의사에 반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판결에 따르면 허씨는 2016년 2월 경남 밀양의 한 노래방에서 "일하면서 힘든 것이 있으면 말하라"며 회사 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은 유죄를 인정해 허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반면 2심은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폭행·협박 등 유형력 행사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