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완치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격리 치료 중인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올해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53일 만입니다.
하루 동안 코로나19에서 완치해 격리에서 해제된 확진자 수가 새로 발생한 확진자 수를 앞지른 덕분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수백명씩 나온 지 3주가 넘어가면서 이들이 완치기에 들어서고 있어 격리해제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은 경증 환자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전문가들은 완치자 증가를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하면서도 국면 전환 등으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오늘(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에서 격리 치료를 받는 확진자 수는 7천402명으로 전날(7천470명)과 비교해 68명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환자는 총 510명으로 전날 대비 177명이 늘었습니다. 같은 날 새롭게 확인된 확진자 110명보다 이날 하루 격리에서 해제된 확진자 수가 더 많아졌습니다.
최근 완치 사례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추가되는 완치자는 지난달 한 자릿수에 머물렀지만, 이달 초부터는 하루 수십 명씩 나오고 있습니다.
누적된 완치 확진자 수는 지난달 28일 오전 26명에서 일주일 뒤인 이달 6일 0시 108명으로 100명을 넘겼습니다. 이어 10일 247명, 12일 333명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이날도 100명 넘게 추가되면서 500명대에 들어섰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확진자가 하루에 수백명씩 나왔던 만큼 이들이 순차적으로 완치해 격리에서 해제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는 "그동안 진단이 많이 됐기 때문에 완치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는 건 당연하다"며 "앞으로도 완치 사례는 무더기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은 경증환자인데 이들은 회복속도가 빠르다"며 "대구·경북에서 하루 수백명씩 발생하던 확진자들 가운데 지병이 없고 나이가 비교적 어린 확진자들의 완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완치 사례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또 다른 집단감염의 불씨를 차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특히 최근 완치자 증가는 지난달 말 신천지대구교회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한 영향이 크므로 과도한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에서 2∼3주 전에 환자가 급증한 데 따라 퇴원 환자 수 역시 늘어나고 있다"며 "단순히 퇴원 환자 수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잇따른 환자 발생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등 생각하지 못한 장소에서 집단감염이 다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숫자 자체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면서도 "대구·경북에 이어 서울에서 콜센터를 중심으로 집단 발생이 잇따르고 있으므로 안심하긴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밀폐된 공간에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어 '폭탄'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잠재적 위협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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