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투신자를 수색하다가 숨진 고(故) 유재국(39) 경위의 영결식이 고인을 애도하는 유족과 동료 경찰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습니다.
오늘(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 마련된 영결식장에 고 유 경위를 태운 리무진이 들어왔고, 영정을 안은 의장대 뒤를 따라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제복을 입고 영결식장에 앉아 있던 동료 경찰관들은 리무진이 들어서자 일제히 일어나 고인을 향해 목례를 했습니다.
한강경찰대 소속 수상구조요원인 유 경위는 15일 투신자를 수색하기 위해 한강에 잠수하던 도중 교각의 돌 틈에 몸이 끼어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사고를 당해 숨졌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유 경위는 사고 당일 이미 한 차례 잠수해 수색을 벌였으며, 산소통에 산소가 30분 정도 남자 "실종자 가족을 생각해 한 번만 더 살펴보자"며 다시 잠수했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김수환 서울지방경찰청 경무과장은 고 유 경위의 약력을 소개하면서 "12년 5개월간 순직할 때까지 공직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했고, 서울지방경찰청 한강순찰대에서 2년 7개월간 근무하며 10명의 생명을 구하는 등 모범적인 경찰관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난 토요일 한강에서 실종된 시민을 찾고자 차디찬 물 속에서 수색활동을 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우리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며 "이에 정부는 고인의 공적과 경찰 정신을 기리기 위해 경위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고 했습니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고 유 경위에 대해 "치안 현장에서 누구보다 한발 더 뛰며 시민보호에 최선 다하던 따뜻한 경찰. 사건 당일 실종자를 찾아 가족 곁으로 모시고자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찬 강물 속으로 주저 않고 뛰어든 의로운 경찰"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 경찰의 책임자로서 당신을 안전히 지켜주지 못한 것이 진심으로 안타깝고 미안하다"며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강경찰대 소속 동료 고건 경위는 고별사에서 "재국아, 우리 그날 한 번만 수색하기로 했잖아. 왜 한 번 더 교각에 간다고 했냐. 그 차갑고 사방이 막힌 데서 얼마나 답답하고 무서웠고 얼마나 날 기다렸을까"라며 "6개월 후 태어날 조카는 걱정 말고 편히 쉬어. 커서 아빠 물어보면 얼마나 용감한 경찰관이었는지 알려줄게. 경찰 가족으로서 반드시 지켜줄게. 보고 싶다 재국아"라고 애도했습니다.
고 유 경위의 형 재호씨는 "제 동생이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지만 모든 경찰관들의 위로 속에 동생이 배웅 받아 감사하다"며 "부끄럽지 않은 경찰 가족이 되도록 살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유족, 경찰관들과 함께 서울 강서소방서 민충기 서장을 비롯해 소방관들도 헌화했습니다.
영결식이 끝나자 고 유 경위의 운구행렬은 천천히 영결식장을 빠져나갔으며, 경찰관들은 리무진과 유족이 탄 버스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거수경례를 했습니다.
한강경찰대는 이날 오후 유 경위에 대한 노제를 비공식으로 진행합니다. 이후 유 경위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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