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입주민 22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경남 진주시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43)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도 피해망상적 발언을 늘어놨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김진석 고법 부장판사) 심리로 5일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서 안인득은 "12년 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은 불이익을 하소연했지만 오해와 갈등만 쌓이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자신의 범행을 합리화했다.
그는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인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안인득은 "1심에서 증거자료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은 안인득에게 생명을 박탈하는 중한 형을 선고했다"며 "깊이 있는 심리로 1심 형량이 적절한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검사와 안인득 변호인에게 "상대방 주장을 반박할 구체적 자료를 제출하고 추가 증인을 채택해야 하는지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안인득은 지난해 11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한 1심에서도 범행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오랫동안 불이익을 당해왔다"며 범행을 합리화하는 피해망상적 입장을 보여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재판부는 "안인득이 의학적으로는 심신미약 상태였지만, 범행도구를 사전에 사들이고 불길을 피하려 내려오던 아파트 주민들을 흉기로 찔러 5명을 살해하고 4명은 살인미수, 2명은 상해, 11명은 화재로 인한 상해를 준 피해 결과가 매우 중대하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배심원들 역시, 9명 중 8명이 사형 의견을 냈다.
안인득은 1심의 형량이 너무 무겁고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받지 못했다며 항소했다. 다음 재판은 3월 4일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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