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금융당국의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분쟁조정 결과를 수용해 배상하기로 했다고 오늘(3일) 밝혔습니다.
대상 기업 2곳에 배상액은 42억원입니다.
우리은행은 다른 키코 피해 기업과 자율 조정을 하기 위한 은행협의체 참여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은행이 은행권 중에서 처음으로 수용 결정을 내림에 따라 당초 배상에 강경한 입장이었던 은행들이 태도를 바꿀지 주목됩니다.
키코 상품을 판매한 은행 중 하나인 하나은행은 분쟁 조정 결과를 수용할지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며, 차기 이사회에 추가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는 분쟁조정안 수락 여부를 결정할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할 계획입니다. 애초 은행들의 수락 여부 통보 시한은 한차례 연장해 이달 7일까지입니다.
다만 하나은행은 분쟁 조정 결과 수용 여부와 상관없이 자율 조정을 위한 은행 협의체가 구성되면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앞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3일 키코 피해 기업 4곳에 손실액의 15~41%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은행별 배상액은 신한은행 150억원,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KEB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입니다.
금감원 분쟁조정위는 분쟁조정이나 소송 등 절차를 거치지 않은 4개 기업에 대해 분쟁조정 결정을 내렸고 나머지 147개 피해기업에 대해선 분쟁조정위의 분쟁조정 결과를 토대로 은행에 피해기업들과의 자율 조정(합의 권고)을 의뢰했습니다.
이에 은행권 가운데 하나은행이 은행 합의체에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으나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구조의 파생상품입니다. 수출 중소기업들이 환 헤지 목적으로 대거 가입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가 터져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기업 732곳이 3조3천억원 상당의 피해를 봤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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