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부장검사가 좌천 인사에 반발해 사의를 밝혔다. 지난 23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 이후 중간간부급 검사가 좌천 인사에 대해 반발성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장검사의 좌천 인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김성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제3부장(49·사법연수원 31기)은 검찰 내부통신망에 "이제 17년 11개월간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사퇴표명을 밝히는 글을 올렸다. 그는 "2009년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서 공안 업무를 시작한 이후 계속해서 공안 업무만 담당할 수 있도록 과분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서울중앙지검의 마지막 공공수사3부장으로 마무리 할 수 있게 해주셔서 더욱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성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장 [출처 = 법률신문]
김 부장은 서울 명지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2002년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울산지검 공안부장, 서울남부지검 공안부장,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장 등을 지냈다.그는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간부 중 하나다. 이 수사는 김성훈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45·30), 김태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48·31)과 김 부장, 이상현 울산지검 공공수사부장(46·33)이 지휘와 실무를 맡고 있다.
김 부장은 '좌천 인사 명령'을 받고 난 후 사임을 결심했다고 한다. 법무부는 23일 인사를 통해 그를 울산지검 형사5부(공공수사부) 부장으로 전보했다. 이 인사는 추 장관이 직접 지시했다고 한다. 추 장관은 그를 울산지검으로 보내 '청와대 선거개입' 수사팀에 잔류시킬 계획이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 자리는 초임 부장 보직으로, 2013년 인사 이후 전원 초임 부장들이 배치됐다. 김 부장도 2017년 8월 정기인사에서 초임 부장 자격으로 울산지검 공안부에서 근무했다. 그는 "원래 부임했던 자리에 다시 보내는 것은 이례적인 인사"라고 말했다.
김 부장의 사임으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는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청와대 선거개입' 수사팀 중간간부는 김태은 부장만 남게됐다. 김 과장과 이 부장은 각각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장, 대전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전보됐다.
법무부는 앞서 정권 대상 수사 지휘 라인 대부분을 흩어놓는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 관련,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50·29기)은 평택지청장으로 발령됐다. 임현 대검 공공수사정책관(51·28기)과 이희동 선거수사지원과장(49·32기) 등 대검 공공수사부 간부들도 각각 대전지검 차장과 인천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이동됐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50·29기)과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50·31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의혹'을 수사했지만 각각 여주지청장,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전보됐다. 양석조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47·29기)은 대전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그는 동료 검사의 상가에서 '유재수 감찰무마' 관련 조 전 장관의 무혐의를 주장한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51·29기)에게 항의했다. 엄희준 대검 수사지휘과장(47·32기)도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장으로 이동했다. 지난 8일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에서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 등이 모두 교체됐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조 전 장관 아들 허위 인턴 증명서 발급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사건을 형사9단독 장두봉 판사에 배당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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