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3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서실장이었던 박기성 씨를 불러 조사했습니다.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울산시청 공무원들이 송병기 전 경제부시장에게 자료를 유출한 정황, 그 내용과 의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날 울산지검에서 박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수사팀은 지난달 19∼20일에 이어 어제(22일)부터 검사와 수사관을 울산으로 보내 원정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박씨에 따르면 검찰은 시청에 근무했거나 현재 근무 중인 공무원 4∼5명의 이름을 제시하면서 이들이 송 전 부시장 측에 자료를 유출한 정황과 그 내용, 해당 자료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박씨를 상대로 확인했습니다.
박씨가 확인한 검찰 수사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A 씨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당시 송철호 시장 후보 캠프에서 일하던 송 전 부시장에게 내부 자료를 12회에 걸쳐 유출한 정황이 있습니다. 송 전 부시장은 후보 일정을 세우는 데 이 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검찰이 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지자체 공무원이었던 B 씨는 2017년 9월부터 지방선거 직전인 2018년 6월까지 해당 지자체의 교통 정책 자료 등을 송 전 부시장 측에 전달했습니다.
특히 B 씨는 대중교통 개선과 관련해 송철호 후보가 김기현 후보를 공격할 수 있는 질문을 만들었고, 송 후보는 실제 이 내용을 그대로 연설에 반영했습니다. B 씨는 송 전 부시장에게 메일을 보내면서 '국장님(송 전 부시장을 지칭), 후보님. 파이팅입니다'라는 문구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공무원 C 씨는 2017년 행정사무감사 울산시 요구자료, 주요 업무보고와 업무계획 등을 송 전 부시장에게 줬습니다. 여기에 포함된 울산형 에너지 전환 기본계획 수정, 스마트 재생에너지 메카 건설, 조선해양플랜트연구원 설립 등은 실제 송 후보 공약에 반영된 것으로 검찰은 확인했습니다.
공무원 D 씨는 2018년 1월과 2월 산업단지 조성 계획 등을 송 전 부시장에게 전달한 사실을 검찰이 밝혀냈습니다.
송 전 부시장은 이 자료에 포함된 레미콘 업체 입주 계획 등을 근거로 지역의 한 사찰 승려에게 '제목을 잘 만들면 언론에서 써 준다.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해라. '김기현은 환경 파괴, 송철호는 환경 보호' 프레임을 만들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검찰이 확인했다고 박씨는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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