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법무연수원 교수(50·사법연수원 29기)가 14일 검찰·경찰 수사권조정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수사권조정안이 통과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첫 사직'이다.
이날 김 교수는 검찰 내부통신망을 통해 "(수사권조정이라는)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권조정에 대해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며 국민은 철저히 소외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찰개혁은 미진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권력 기관을 개편한다며 약속했던 '실효적 자치경찰제' '사법경찰 분리' 정보경찰 폐지'는 왜 사라졌느냐"고 말했다. 이어 "정보경찰의 권력 확대 야욕과 선거에서 경찰 충성을 맞거래 했기 때문은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 내부구성원에게도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말고 봉건적 명예는 거역하라"고 당부했다. 또 "추악함에 복종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일 뿐이며 평생 더러운 이름이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순천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2000년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인천지검 공안부장을 거쳐 수사권조정 업무를 담당하는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근무했다. 2018년에는 평범한 형사부 검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검사내전'을 펴내기도 했다.
김종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장
이날 김종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장(51·30기)도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검찰 내부통신망을 통해 "부족한 저에게 공직의 길을 허락해준 국민과 검찰가족에게 감사드리며 남은 인생은 검찰을 응원하며 살겠다"고 말했다.김 부장은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2001년 서울지검 서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에는 '스폰서 검사' 특별검사팀에서 근무했고, 대검 수사정보1담당관 등을 지냈다.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조세범죄조사부는 지난 13일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 추진에 따라 형사부로 전환될 예정이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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