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SNS를 통해 공개했다가 논란이 돼 자진 삭제했던 캐릭터 '식약애몽'이 지난 13일 일본 현지 방송에도 소개되며 국제 망신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식약처는 공식 SNS를 통해 이웃 국가인 중국, 일본, 베트남에서 먹는 새해 음식을 소개하는 카드 뉴스를 제작해 공개했다. 이 카드 뉴스에는 캐릭터 '식약애몽'이 등장했다. 이 캐릭터는 모습이 일본의 유명 캐릭터 '도라에몽'을 연상시킨다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을 불러왔다.
실제로 식약애몽은 도라에몽과 색깔, 귀 모양 등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비슷했다. 식약애몽은 도라에몽의 방울 자리에 정부 마크가 달렸고, 배 부분엔 주머니 대신 'MFDS'(식품의약품안전처·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라는 문구가 적혔다.
`식약애몽`이 패러디했다는 일본 캐릭터 `도라에몽`의 모습. 귀와 배, 색깔 등의 차이를 제외하면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사진 출처 = 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예고편 캡처]
이에 국내에서는 표절 논란과 함께 한일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일본 캐릭터를 따라 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식약처 측은 지난 7일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기획 단계의 실수를 인정했다. 식약처는 SNS를 통해 "패러디 디자인을 하려던 생각으로 만든 캐릭터였지만 그것이 하필 일본 캐릭터였다는 점과 아무리 패러디라는 것이 드러나게 했더라도 복제의 위험이 있었다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논란은 일본 현지 방송에 식약애몽이 소개되며 재점화 되는 양상이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국 중앙행정기관의 저작권 인식'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일본 후지TV에 나오고 있는 식약애몽 관련 방송을 찍어 올렸다. 방송은 "한국 정부 기관이 일본 캐릭터를 그대로 복제했다"고 말하며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방송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제작자는 저작권 개념이 없고 결재권자들은 저게 무슨 캐릭터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서****), "지난번 (인사혁신처) 펑수 같은 것도 그렇고 기관들이 너무 쉽게 일하려는 것 아닌가"(pmp****), "정말 나라 망신이다"(앙****)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부 기관의 SNS 관리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한 누리꾼(gop****)은 "공공기관 SNS 홍보 채널은 기획에서 실행까지 많은 인원을 두기 어려워 제한된 인원이 전 과정을 진행한다"며 "그렇다 보니 충분한 숙의를 통한 검열이 나오지 못한 듯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기회에 (공공기관의) SNS 채널 운영 시스템이 좀 잡혔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형준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