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임금과 퇴직금 수억여원을 체불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치인 출신 사업가 허인회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오늘(27일) 열렸습니다.
허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정상규 서울북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오전 10시 30분 시작해 낮 12시 45분쯤 종료됐으며,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나올 전망입니다.
앞서 법원은 통상 불구속 피의자의 출입 루트인 법정동 정문 한곳만 개방한다며 포토라인도 이곳에 설치했지만, 허씨는 통상 구속 피의자가 출입하는 지하 통로로 10시20분쯤 검찰과 함께 출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허씨의 법률대리인인 최재웅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가 종료되고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들과) 대부분 합의했다. 충분히 변상할 수 있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 변호사는 "(피해자) 37명 중 이미 대부분에게 변제했다. 9명 정도가 연락되지 않은 상태"라며 "구속영장이 청구되리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최 변호사는 허씨가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허씨는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태양광 발전기 시공 사업을 하는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 5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근로기준법·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를 받습니다.
허씨는 1980년대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이른바 '386 운동권' 출신 친여 인사로, 2000년 새천년민주당, 2004년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했고, 2004∼2005년에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을 지냈습니다.
일각에서는 친여 인사로 분류되는 허씨가 서울시 태양광 미니발전소 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 허씨가 운영한 녹색드림협동조합이 2015년 서울시 보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모집 기간을 임의로 연장받는 등 혜택을 받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협동조합은 서울시 보조금을 받고 시공하기로 한 태양광 미니발전소 물량 다수를 허씨가 대표로 있는 중소기업 '녹색건강나눔'에 불법 하도급한 사실도 감사원 감사로 확인됐습니다.
올해 7월 서울시에서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허씨를 전기공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하고, 무자격 업체에 태양광 설비시공 하도급을 준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허씨는 해당 혐의로 이미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허씨는 지난 7월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직을 사퇴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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