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검찰과 재판부가 고성을 주고받을 정도로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앞서 검찰이 신청한 공소장 변경이 허가되지 않은 뒤 갈등이 심해지는 모양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사건 및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와 검찰이 입씨름을 벌였다.
갈등은 재판에 앞서 검찰이 제출한 의견서에서부터 시작됐다. 앞선 공판준비기일에 재판부가 소송 지휘를 한 데 대해 이의를 표시한 의견서에 대해 재판부는 재판 시작 직후 "재판부의 예단이나 중립성을 지적한 부분은, 그런 지적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재판부 중립에 대해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이의를 신청한 부분이 공판조서에 누락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재판 절차를 진행하려 하자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저희에게 직접 의견 진술을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돌아보겠다고 말했고, 공판조서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자리에 앉으라"고 제지했다.
이에 3명의 검사가 번갈아 자리에서 일어나 "의견 진술 기회를 왜 주지 않느냐"고 항의하고, 재판부는 "앉으라"고 반복해 지시하는 상황이 10분 가까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송인권 부장판사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런 다툼은 검찰과 변호인 간의 갈등으로도 번졌다. 정 교수의 변호인은 "법에 따라 이의 제기는 가능하지만, 이에 앞서 재판장으로부터 발언권을 얻고, 재판부가 설정한 의제에 따르는 것이 기본"이라며 "검사 모두가 오늘 재판장이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음에도 일방적으로 발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0년간 재판을 해 봤지만 오늘 같은 재판 진행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고형곤 부장검사가 "지금 변호인은 소송 수행과 관련해 발언 기회를 얻었지, 저희를 비난할 기회를 얻은 것이 아니다"라며 "저희도 재판장이 이렇게 검찰 의견을 받아주지 않는 재판을 본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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