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해외 어학연수, 빈집 제공, 학부모 일자리 알선…'
전교생이 14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에 몰린 시골학교인 경남 함양 서하초등학교가 내건 파격적인 제안에 입학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서하초는 폐교가 목전에 닥치자 최근 이색공약을 내세웠다. 전교생에게 매년 해외 어학연수와 장학금을 받을 기회를 준다. 이에 필요한 자금 1억원은 지역 출신 기업 인사, 총동창회 관계자 등이 마련하겠다고 약정한 상태다. 또 새로 입학한 가구에 1년 200만원 가량만 내면 관내 비어 있는 집에서 거주하게 한다. 현재 5채 가량이 확보된 상태다. 학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뒤 생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일자리를 알선하고 영어 특성화교육도 추진한다.
서하초교의 이같은 공약은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를 살리고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공동체를 세워 활력을 잃은 농촌마을을 되살리자는 데 지역사회가 공감하면서 이뤄졌다.
서하초의 파격제안 사실이 알려진 지난 12일부터 일주일 새 학교에는 전국 각지의 12가구로부터 입학 문의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내년에 자녀를 입학시키겠다고 구두로 의사를 밝힌 가구만 5가구다.
서하초교 관계자는 "대부분 입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면서 너무 많은 아이들 속에서 자녀가 자라는 것이 답답해 새로운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의견을 많이 내놨다"고 전했다.
서하초는 19일 오후 학교 체육관인 화림관에서 '학생모심 전국 설명회'를 열고 다시 한번 입학생 모집에 나선다. 신귀자 서하초 교장은 "연초뿐만 아니라 더 생각해보고 연중 어느 때나 오셔도 된다"며 "최종 결정은 학생과 학부모 몫이지만, 학교와 지역사회에서는 공약을 자세히 안내하는 등 학생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양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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