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검찰 조사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구속기소)의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을 조사했다.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 재직 당시 업계 관계자에게 금품·향응을 받았다는 혐의(뇌물수수·수뢰 후 부정처사·청탁금지법 위반)와 관련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의 감찰이 돌연 중단된 경위에 조 전 장관이 힘을 썼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16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오전 9시30분께 조 전 장관을 비공개 소환해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출석 사실은 공개금지 정보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지만 조 전 장관은 이날 승용차를 타고 동부지검 지하 주차장을 통해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이 검찰 조사를 받는 건 사모펀드, 자녀 입시 의혹 등과 관련 이달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세 번째로 출석한 이후 닷새 만이다.
검찰은 지난 2017년 유 전 부시장 비위 의혹에 대한 감찰 중단 배후로 민정라인 보고체계의 정점에 있던 조 전 장관(당시 민정수석)을 의심하고 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통해 감찰 사실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사실을 일부 확인하고도 감찰 중단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최근 검찰은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조사해 "조 전 장관이 감찰 무마를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조 전 장관 측이 박 비서관, 백 전 비서관과의 '3인 회의'에서 감찰을 중단하고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하자고 합의했다는 해명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그동안 청와대는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에 소위 '윗선'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지난 15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면브리핑에서 "청와대는 당시 민정수석실이 '수사권'이 없는 감찰을 했고 그 범위 내에서 밝혀진 사실을 토대로 (인사조치 등을) 판단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권한 내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업무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윤 수석 발언에 즉각 "(청와대 발표는) 수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관계와 증거를 알지 못하는 당사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발표한 것에 불과하다"며 "수사 결과를 보면 수긍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향후 검찰은 조 전 장관 혐의 적용 여부와 또 다른 여권 관계자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4명의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4950만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 등을 수수한 혐의로 유 전 부시장을 지난 13일 구속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의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은 대통령비서실 특별감찰반 감찰 과정에서 이미 확인됐거나 확인이 가능했다"며 청와대의 '직무유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차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