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가 불러온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저렴한 일본 항공권과 본인의 취향을 동시에 누리는 '틈새 일본 여행'이 조심스레 재개되고 있다. 이들은 "반일운동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불매운동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조짐은 특히 특정 브랜드 제품을 일본에서 사는 것이 국내에서 훨씬 더 싼 경우에 빈번히 일어난다. 실제 서울에 사는 직장인 노 모씨(34)는 이번달 주말에 친구와 일본 도쿄에 '아이폰 구매' 여행을 가기로 했다. 아이폰 11 시리즈가 국내보다 일본 판매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일본에서 아이폰을 구매할 겸 해외여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노씨는 "도쿄 여행도 할 겸 아이폰을 살 계획이다. 일본과 우리나라 아이폰 가격 차이가 크다보니 항공비 가격 이상은 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철도매니아인 윤 모씨(32)의 경우 지난 8월 전후 일본여행을 통해 취미 생활을 만끽한 경우다. 그는 30일가량의 일본여행을 하면서 500만원 가량을 사용했다. 철도마니아인 그는 JR패스 그린샤권(특실권)을 7일권, 21일권을 사용하는 등 철도 비용에만 120만원가까이 썼다.
불매운동 영향으로 낮아진 항공권 가격은 이들의 선택을 부추긴다. 항공권 가격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에서 금요일 출국, 일요일 귀국하는 2박3일 왕복권 최저가격을 확인한 결과 도쿄는 16만원선, 오사카 11만원선이었다. 윤씨가 다카마쓰 입국, 가고시마 출국 왕복 항공권 비용은 13만원에 불과했다. 다음달 도쿄와 오사카 여행을 각각 갈 계획을 세운 직장인 이 모씨(32)도 항공권 가격을 고려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벌어지는 불매운동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경제적 이유에 따른 선택과 개인의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씨는 "일본 불매운동이 신경이 쓰이긴 했다. 그래서 일본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들을 SNS에는 많이 못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불매운동 취지 자체는 이해는 되지만, 제대로 된 역사인식만 박혀 있다면 일본 여행을 가도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본다"면서 "자발적인 반일운동을 한다면 말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불매운동을 강제 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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