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이 독도 해상 추락 헬기와 동일한 기종의 헬기 2대를 내년 초에 두 대 더 들여올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구매계약이 유럽에서 동종 헬기의 대형 추락사고가 발생한 다음 해에 이뤄져 논란이 예상됩니다.
오늘(1일) 소방청과 소속기관인 중앙119구조본부(중구본)에 따르면 중구본은 에어버스헬리콥터스의 H225(옛 유로콥터 EC225) 수송 헬기 2대를 추가로 구매했습니다.
2017년 9월 말에 구매계약이 이뤄졌고, 인도 시점은 내년 1월로 예상됩니다. 투입된 예산은 961억원입니다.
이 기종은 전날 독도 해상에 추락한 헬기와 동일한 것입니다. 2016년 3월에 도입한 사고 헬기 외에 현재 이 기종 헬기는 중구본 수도권항공대에 2008년 배치한 한 대가 더 있습니다.
EC225 헬기는 노르웨이에서 대형 추락사고를 낸 적이 있는 기종입니다. 독도 사고 헬기 도입 한 달 뒤인 2016년 4월 노르웨이에서 같은 기종 헬기가 운항 중 본체에서 주 회전날개(메인로터)가 갑자기 떨어져 나가면서 추락했습니다. 이로 인해 탑승자 13명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당시 사고조사위원회는 헬기 메인로터 기어박스의 주요 부품인 유성기어(planet gear) 8개 중 1개가 피로균열로 파열된 것이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유럽항공안전청(EASA)에서는 노르웨이 사고 2개월가량 뒤인 2016년 6월 동일 기종 헬기의 운항을 일시 금지하고 해당 부품의 감항성(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성능) 개선 작업을 지시했습니다.
EASA의 운항금지 조치는 같은 해 10월 해제됐으나 노르웨이와 영국은 2017년 7월까지 운항금지를 유지했습니다.
중구본의 추가 구매계약 시점은 노르웨이와 영국에서 운항금지가 해제된 지 2달 뒤 입니다. 계약도 수의계약 형식으로 이뤄졌습니다.
대형 사망사고가 난 지 얼마 안 돼 같은 기종 헬기를 추가로 도입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은 사고 이력이 있어도 기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추가 도입을 결정했다는 입장입니다.
중구본 관계자는 "노르웨이 사고 당시 전 세계에 동일 기종 헬기 270여대가 운항 중이었는데 사고 원인이 된 유성기어와 관련해 추가 사고 사례는 없었다"며 "부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운항환경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기종 자체의 문제로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의계약은 경쟁업체가 입찰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EC225 같은 대형헬기는 선택의 폭이 크지 않다. 2017년 계약 당시 도입 목적에 맞는 기종이 미국 시코스키사의 S92와 유로콥터의 EC225 정도였는데 시코스키는 1∼2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규정에 따라 단독 참여한 유로콥터를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