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로 여성 혼자 사는 원룸 화장실에 침입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4단독 정성종 판사는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27살 A 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오늘(1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8월 19일 오후 11시 20분쯤 옷을 다 벗은 채로 같은 오피스텔에 혼자 사는 여성 B 씨 원룸 화장실에 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정 판사는 양형 이유로 "피고인이 나체상태로 피해자의 주거지에 침입하여 피해자의 주거 평온을 해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판결문과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화장실 환기 창문으로 침입했습니다.
인기척을 느낀 B 씨가 "집안에 누군가 들어온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10여분 만에 출동한 경찰이 복도에서 나체 상태인 A 씨를 현행범 체포했습니다.
A 씨는 범행 당시 만취한 상태였고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A 씨가 나체 상태였던 점을 미루어 강간 미수 혐의를 고려했지만, 주거침입 혐의만 적용해 A 씨를 구속해 사건을 검찰로 넘겼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인기척을 느낀 B 씨가 화장실 문을 열려고 했지만 A 씨가 오히려 열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강간 미수 혐의가 적용될 수 없다고 최종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주거침입 혐의만 적용해 A 씨를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6월을 구형했습니다.
귀가하던 여성을 뒤쫓아가 강제로 문을 열려고 한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속 영상 30대 남성은 주거침입과 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 재판부는 주거침입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법리적 해석으로는 강간미수가 인정되기 힘든 사건이 많기 때문에 주거침입죄의 법정형을 높이고 명확한 양형기준을 세워 처벌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주거침입죄 양형기준은 벌금 500만원∼징역 3년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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