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5개월 만에 '뇌경색' 신입사원…법원 "업무상 재해"

【 앵커멘트 】
법원이 입사한 지 5개월 만에 뇌경색으로 쓰러진 신입사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신입사원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과도한 업무가 뇌경색을 일으켰다고 판단한 겁니다.
김지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7년 6월 서울의 한 전기설계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 A씨.

입사 5개월째인 10월, A씨는 돌연 숙소에서 입에 거품을 물고 온몸이 굳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병원에서 뇌경색 진단을 받은 A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지급 거부였습니다.

"원래 있던 질병이 악화해 뇌경색이 발병한 것으로, 업무와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요양급여 지급을 승인하지 않은 겁니다.

A씨는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법원 역시 공단과 마찬가지로 A씨의 평균 근무시간이 업무상 재해를 판단하는 기준에 못 미친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근무여건을 고려할 때 '과도한 업무'가 뇌경색을 일으켰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입사 한 달 만에 기피 근무지에 배치돼 잦은 야근과 휴일근무는 물론 잡무까지 도맡아 했다"며 "뇌경색 발병은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일주일에 두세 번 숙소를 찾아오는 선배 직원들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점도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습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