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 복직에 대한 반대 여론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 안에는 조 전 장관의 교수직 파면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었고, 일부 단체는 조 전 장관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울대는 규정에 따라 17일 조 전 장관에게 이달치 급여 일부를 지급할 예정이어서 그의 복직에 대한 반감은 더 커질 전망이다.
16일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자신의 모교에 민폐를 끼쳤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복직신청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조 장관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준모는 조 전 장관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꾸준히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온 소규모 청년 단체다.
'조국 사퇴' 대학생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전국대학생연합촛불집회' 집행부는 이날 서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비리와 탈법, 편법, 실정법 위반으로 사익을 편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도 정부 중추 기관에서 장관직을 수행하기에는 명백히 부적격하다"며 "조국 전 장관의 사퇴는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구조적 비리 척결과 사회 개혁을 위해 26일 광화문 앞에서 제3차 전국 대학교연합 촛불집회를 개최한다"고 예고했다.
서울대 안에서도 조 전 장관의 복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이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조국 복직 반대 댓글시위' 글이 올라와 16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조회수 4895, 추천 534, 비추 30을 기록했다. 의견을 밝힌 게시판 이용자의 95%가 조 전 장관의 복직을 반대하고 있는 셈이다. 총 376개의 댓글 중 복직 찬성 의사를 담은 내용은 5개에 불과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앞 게시판에는 보수 기독교주의를 표방한 학생모임 '트루스포럼' 회원 일동 명의로 '조국 교수의 교수직 파면 촉구' 대자보도 등장했다. 이들은 대자보를 통해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을 극우, 친일파로 매도하는 조국 교수는 더는 교육자로서 자격이 없다"며 "오세정 총장에게 조국 교수의 파면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이 복직 이틀만에 일부 월급을 받는다는 점도 여론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대에 따르면 17일 조 전 장관은 10월 15~31일 재직에 따른 급여 약 400만원을 수령한다. 조 전 장관은 오는 20일 법무부로부터 장관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일한 급여 약 500만원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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