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매년 모래를 하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폭이 100미터에 달했던 아름다운 해운대의 모래사장이 해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침식작용으로 인해 모래가 유출되고 있는 탓이다.
부산시는 속수무책으로 매년 많은 예산을 투입해 밑 빠진 모래사장에 모래를 들이붓고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모래가 줄어 경관이 나빠지면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해안 모래 침식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해양수산부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전국 해안의 60%가 현재 침식이 심각하게 진행중이거나 침식이 우려되는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해수부가 실시한 연안침식 실태조사 결과 밝혀진 것이다.
구체적으로 전국 250개 해변 중 137개소가 연안침식이 우려되는 C등급으로 분류됐고, 12개소가 심각단계인 D등급에 해당했다. C·D 등급을 합하면 전체의 59.6%를 차지한다. 특히 2014년 조사 당시 C·D등급이 109개소로 43.6%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5년 동안 침식이 더욱 확산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도가 31개소로 가장 많고 경북(28), 전남(21), 경남(20)이 뒤를 이었다. 강원도의 피해가 심각한 것은 동해안에 면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심각한 침식이 진행중인 D등급에 해당하는 12개소가 모두 강원도에 소재해 있다. 강릉시 향호, 동해시 어달, 삼척시 용화 지역은 2014년 조사에서 보통 수준으로 분류됐지만 5년 새 D등급으로 악화됐다.
김태흠 의원은 "'제2차 연안정비기본계획'에 따라 2010년부터 올해까지 370개 지역에 1조9844억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말까지 169개소를 완료하는데 그쳤으며 사업비도 8148억원을 투자해 실적이 절반 이하를 밑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안침식은 해변의 모래사장을 사라지게 할 뿐만 아니라 해변지역 주택 및 시설물의 기반을 무너뜨려 재난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피해를 막기 위해 연안정비 등 예방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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