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 사상사 낸 안성 화재…위험물질 이상 발열 추정

소방관 1명이 숨지고 회사 관계자 10명이 부상을 당한 경기도 안성 물류창고 화재는 위험물질의 이상 발열로 인해 발생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도는 도 소방재난본부 조사 결과 물류창고 지하 1층에 보관돼 있던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이란 제5류 위험물이 이상 발열을 일으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사고 당시 지하 1층에는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 4t 가량이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은 충격이나 마찰에 민감해 점화원이 없더라도 대기온도가 40도 이상인 경우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폭발우려가 매우 높은 '자기반응성 물질'로 분류된다.
이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한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이 위험물을 보관 중이던 지점을 중심으로 기둥, 보, 벽체 등이 붕괴된 것이 관찰됐고, 이 지점 부근에 설치된 '열센서 감지기'가 최초로 동작한 사실도 확인됐다"면서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최초 발화지점은 지하 1층 위험물 보관지점으로 잠정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화재 당시 안성시 양성면이 36도의 폭염상태였다는 점과 대기온도가 40도 이상일 경우 반응을 일으키는 위험물의 특성을 고려해 발열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었는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물류창고의 불법행위도 추가로 드러났다. 물류창고를 운영하는 업체는 해당 창고와 인근 창고에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과 '1,3-프로판디올'을 각 각 200kg, 4000ℓ를 보관할 수 있지만 38여t과 9만9000여ℓ를 보관해 지정수량의 193배, 24배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험물안전관리법은 지정수량 이상의 위험물을 저장 또는 취급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는 물론 추가로 확인된 불법위험물 저장 혐의까지 명백히 가려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오후 1시 14분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석화리 A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화재를 진압하던 안성소방서 석원호 소방위(45)가 숨지고, 회사 관계자 등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수원 =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