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유해한 가습기살균제를 유통·판매한 애경산업의 현직 직원이 피해 가족이라고 속여 온라인 단체방에 가입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오늘(26일) 애경 본사를 방문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특조위는 오늘 오전 10시 반쯤 조사관 10여 명을 투입해, 사옥 8층과 13층 사무실에 대해 실지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저녁 7시까지 이어진 조사에서 특조위는 애경산업의 내부 전산 기록과 관련자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피해자를 사칭해 가입했다 덜미가 잡힌 애경산업 직원 장 모 씨의 대화명은 '장OO/개인/자녀 피해자'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 씨는 피해자들과 가족들이 모인 네이버 밴드 '가습기살균제 시민행동'에 지난 1월 가입해 익명으로 활동하다, 지난 5월 자신의 신분을 밝히도록 운영 규칙이 바뀌자 피해아동의 부모라고 속이고는 단체방에 남아 동향을 살폈습니다.
장 씨의 부적절한 행동은 애경 직원의 명함에 적힌 이름과 장 씨의 이름이 똑같다는 점을 수상히 여긴 피해자에 의해 꼬리가 잡혔습니다.
피해자 손수연 씨는 MBN과의 통화에서 "직원 장 씨는 소통업무를 하면서 피해 아동과 가족들이 어떤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지를 목격했으면서도, 피해 아동 부모로 위장해 사찰을 했다"며 "윗선 보고 의혹 등도 규명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애경산업 측은 "장 씨가 개인 차원에서 가입한 것이고, 가입 당시에는 해당 단체방에 누구나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 손하늘 기자 / sonar@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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