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처음부터 부실 개발"…34명 무더기 기소

【 앵커멘트 】
1,4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마무리됐습니다.
개발 단계부터 제대로 된 안전성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담당 공무원은 뇌물을 받고 짬짜미를 일삼았습니다.
이혁근 기자입니다.


【 기자 】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임직원 등 34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CMIT와 MIT라는 인체 유해 성분이 들어간 '가습기 메이트' 제품을 만들어 팔면서 안전성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입니다.

▶ 인터뷰 : 권순정 /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
- "이번 수사를 통해서 CMIT, MIT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 임직원들의 과실과 건강피해 인과관계를 분명히 하였고…."

검찰은 '가습기메이트' 개발 당시 자료인 1994년 서울대 흡입독성 시험 보고서를 압수한 결과 애초 개발과정이 부실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보고서의 결론은 "실험 대상 쥐들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 안전성 검증을 위해 추가 시험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지만, 가습기 살균제는 그대로 판매됐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죽음의 분무'로 변해가는 동안 이들을 감독해야 할 환경부 공무원이 오히려 자기 배를 불린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환경부 최 모 서기관은 애경에서 수백만 원의 금품을 받고 국정감사 자료와 건강영향 평가 보고서 등을 넘겼다가 적발됐습니다.

또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은 애경 고위직의 국회 조사위원회 출석을 막아달라는 청탁을 받고 6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특별공판팀을 꾸리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