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 동원됐던 근로정신대 피해자 대리인단이 23일 압류조치된 미쓰비시 국내 자산을 매각하기 위해 법원에 매각명령신청을 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쓰비시 중공업의 국내 자산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에 대해 대전지법에 매각명령신청서를 전자우편으로 접수했다"고 밝혔다.
대전지법은 지난 3월 시민모임 대리인단의 신청을 받아들여 특허권과 상표권에 대한 압류결정을 내렸다. 대리인단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미쓰비시중공업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유족측에 8억 400만원을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미쓰비시중공업이 지키지 않자 취한 것이다.
시민모임은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트집잡아 수출규제 조치에 나선지 이날로 23일째"라면서 "일제에 의해 고통받은 피해자들에게 진정어린 사죄를 해도 부족할 판에 제재 조치를 준비하고 있었다니 한마디로 '도둑이 매를 드는 격'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29일 대법원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에 배상 판결을 내린지 무려 8개월째"라면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그동안 3차례에 걸쳐 교섭을 요청했지만 모두 묵살했다"고 덧붙였다.
대리인단 김정희 변호사는 "매각명령 절차는 먼저 대전지법에서 미쓰비시중공업에 매각명령신청서를 전달하고 이에 대한 심문을 진행한다. 매각명령이 결정되면 압류된 상표권 등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공매를 통해 매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 기간을 특정할 수 없지만 6개월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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