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혈액백 담합` 녹십자엠에스·태창산업에 과징금 77억 부과

녹십자엠에스와 태창산업이 대한적십자사가 발주한 혈액백(저장용기) 공동구매 입찰에서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양사의 입찰 담합 혐의에 대해 과징금 76억98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녹십자엠에스와 소속 부장급 직원 1명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은 녹십자엠에스에 58억200만원, 태창산업에 18억9600만원이다.
이들 업체는 2011~2015년 적십자사가 발주한 3건의 혈액백 공동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7대3 비율로 예정 수량을 배분하고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사전에 합의된 대로 태창산업은 30%, 녹십자엠에스는 70%의 물량을 투찰한 결과 2개사는 3건의 입찰에서 모두 99% 이상의 높은 투찰률로 낙찰받았다. 양사 간 합의가 파기된 지난해 최근 입찰에서 투찰률이 66.7%에 불과했다는 점을 보면 이례적으로 높은 투찰률이다.
두 회사는 대한적십자사가 2011년 혈액백 입찰 과정에 입찰한 업체가 납품 가격과 납품 가능 물량을 함께 제시하는 '희망수량 입찰제'를 도입하자, 경쟁을 피하면서 적당한 물량을 공급받기 위해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용희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대다수 국민이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헌혈에 필요한 혈액백을 이용해 부당 이익을 취한 것"이라며 "혈액이 필요한 절박한 환자들의 호주머니와 건강보험 예산을 가로챈 악성 담합"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유정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