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가사도우미 성폭행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에 대해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하기로 했다.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17일 "김 전 회장이 미국에서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체류기간을 계속 연장할 것이라 예상된다"며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017년 11월 미국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국제공조 수사를 요청했으며,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신청해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여권은 이미 무효화됐다. 그러나 현지에서 변호사를 고용해 체류 자격을 지속해 연장 신청하면서 질병 사유로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지난 2017년 7월 28일 미국으로 출국한 뒤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인터폴 적색 수배만으로는 검거 또는 송환이 불가능한 국가다.
이에 대해 경찰은 김씨 측이 제도상 허점을 이용해 미국에서의 체류를 이어가고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다만 범죄인인도를 통해서는 송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경찰은 그에 대한 범죄인인도를 청구해줄 것을 법무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한편 김 전 회장은 별장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A씨로부터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지난 2018년 1월 고소당했다.
지난 15일 공개된 피해자와 김 전 회장의 대화 녹취 내용을 들어보면, 김 전 회장은 피해자가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나 안 늙었지. 나이 먹었으면 부드럽게 굴 줄 알아야지.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성폭력을 시도하는 정황이 담긴 대화가 등장한다.
그보다 앞선 지난 2017년 9월엔 여비서를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김 전 회장은 여비서 상습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진 지 2일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세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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