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다방여종업원 살인 사건' 무기징역서 무죄

【 앵커멘트 】
17년 전 다방 여종업원을 살해한 혐의로 1·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피고인에게도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제주 보육교사 피살 사건과 마찬가지로 정황 증거만으로는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시신은 바닷가에 떠밀려온 마대자루에 담겨 있었습니다.

자루 안에서는 20대 여성이 청테이프로 손발이 묶인 채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통장에서 돈을 빼간 남성을 확인했지만, CCTV 화질이 흐려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사건 당시 수사관
- "금방 잡힐 줄 알았는데, 제보가 전혀 안 들어왔죠. 결국은 미제로 남았어요."

경찰은 15년 만에 재수사에 착수해 40대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동거녀가 마대자루를 함께 옮겼다는 진술과 이 남성이 유사한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고, 휴대전화로 '살인 공소시효 폐지'를 검색하는 등을 증거로 내세웠습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살인 공소시효 폐지'를 검색한 사실도 유죄 증거로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고, 부산고법도 무기징역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동거녀가 진술을 번복하는 등 신빙성이 없고, '살인 공소시효 폐지'를 검색한 사실도 이 사건을 특정할 만한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은 의심스럽지만, 간접 증거를 인정하지는 않았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