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국토교통부가 개최하려 한 제2공항 기본계획 설명회,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등이 잇따라 무산되고 있다.
사업 반대 주민 및 단체들은 "국토부가 제주도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강력 저지를 예고하고 있어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설명회를 시작하려 했지만, 제2공항을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봉쇄로 시작도 못하고 파행됐다.
설명회 시작 전부터 단상을 점거하고 있던 제2공항 반대 측은 국토부 관계자가 체육센터로 들어오자 탁상과 마이크를 빼앗고 주변을 둘러싸며 봉쇄, 결국 국토부 측은 설명회를 시작조차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국토부 관계자들이 설명회를 포기하고 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제2공항 반대 측은 차량 이동을 저지해 한때 마찰을 빚기도 했다.
제2공항 반대 측은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이뤄졌다. 조류충돌 가능성과 동굴 및 지형지질 조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보고회를 계획해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했다"며 "국토부는 거짓, 부실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중단하고 제2공항 기본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11일 강원보 제2공항 반대 성산읍대책위원장은 "제2공항이 정말 필요한지 등에 대해 주민과 토론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 한번 없는 일방적인 그들의 통과의례를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와 제주도는 이번 설명회를 마지막으로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위한 보고회, 공청회 등이 마무리됐다고 판단해 공람 기간 등을 거쳐 이르면 9월 말, 늦어도 10월 초에 기본계획을 고시할 방침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5월 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공개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사업시행자인 국토부가 평가준비서 작성, 환경영향평가협의회 구성 및 운영,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작성 후 주민 및 관계기관 의견수렴(주민설명회)을 거쳐 본안을 작성해 환경부와 협의과정을 밟아야 한다.
국토부는 항공기 소음 영향 세대수, 부지 내 편입 가구, 제주 관리지역 등 자연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결과 원안(예비타당성 안)이 가장 우수한 대안으로 검토됐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오는 2035년까지 1단계, 오는 2055년까지 2단계 사업을 통해 길이 3200m의 활주로 1본과 평행유도로 2본, 고속탈출유도로 4곳, 계류장 44곳, 약 15만㎡ 규모의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및 관제탑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지난 9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보면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실 평가"라고 주장했다.
한편 제주 제2공항은 서귀포 성산읍 온평리(난고로282번길 141) 일원 500만여㎡ 부지에 4조 8700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세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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