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단속 중 이주노동자 사망사고 책임자 징계 권고"…법무부 "불수용"

지난해 불법 체류자 단속을 피하려다 추락사한 미얀마 노동자 사건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책임자 징계 등을 권고했지만 법무부가 불수용 의사를 밝혔다.
11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2일 미등록 이주노동자 A씨는 경기도 김포시 한 건설 현장에서 단속반을 피하려다 7.5ｍ 아래로 떨어져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졌다.
인권위는 해당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에 나섰고 지난 1월 법무부에 단속반원 등 관련자 징계와 단속과정 영상녹화 의무화 등 재발 방지 마련, 형사사법 절차에 준하는 감독 방안 마련 등을 권고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책임자 징계에 대해 "관련 국가배상소송이 확정된 이후 판결 결과와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속과정에서의 영상녹화 의무화에 대해서도 "초상권 논란이 있어 전면도입은 어렵다"고 인권위에 전했다.

다만 법무부는 "단속계획서에 '안전 확보 방안 기재란'을 신설하는 등 안전사고 대응 규정을 명확히 하고, 단속반원에 대한 인권교육을 강화하겠다"며 일부 권고에 대해선 '수용' 입장을 회신했다.
이에 인권위는 "법무부가 일부 권고를 수용했지만,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은 회피한 채 일선 단속 직원 교육 위주의 조치만을 하겠다는 것은 우리 사회 인권 보호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신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