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마약류 성분이…내기 골프서 1억여 원 잃은 40대 기업가

골프동호회에서 만난 40대 사업가에게 환각성분이 든 커피를 먹인 뒤 내기 골프를 쳐 1억 여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 및 상습사기 협의로 모 골프동호회 회원 A씨(48) 등 2명을 구속하고, B씨(38)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 등은 2017년 6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일대 골프장 11곳에서 같은 골프동호회원 C씨(41)와 15차례 내기 골프를 쳐 1억1300여 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내기 골프 전 A씨 등은 향정신성의약품인 아티반을 탄 음료를 C씨에게 먹여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1타당 10만~300만원의 내기 골프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향정신성의약품인 로라제팜이 함유된 아티반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정신적 긴장감과 불안감을 감소시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근육을 이완시켜 수면을 유도하는 전문의약품이다. 경찰은 지난 2월 경기도 용인시 한 골프장에 모인 A씨 등의 골프백에서 아티반 100정과 마약류를 녹인 물약 등을 압수했다.
내기 골프에서 거액을 잃은 C씨는 "골프를 치는 동안 몸이 이상한 걸 몇 차례 느꼈다"면서 "평소보다 골프가 잘 안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 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골프동호회에서 알게 된 C씨를 범행 대상으로 정하고 선수와 바람잡이 등 역할을 분담해 계획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골프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친해졌고 피해자가 돈이 많다는 것을 알고 범행을 공모했다"며 "다른 피해자를 물색해 골프를 치려고 할 때 검거했다"고 말했다.
[인천 =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