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산불 인재 아냐" 발언에 이재민들 사죄 요구

최근 강원도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원인에 대해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인재가 아니다"라고 한 발언이 전파를 타면서 이재민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22일 오전 고성·속초 한전 발화 산불피해 이재민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주민 50여명은 강원도청 앞 광장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최 지사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강원도 지사 고성 산불 망언 사과하라' '도지사는 한전 대변인이냐'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최 지사는 지난 20일 오전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이번 화재 원인이 전선에서 스파크가 난 건데, 완전히 예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손을 봐야 하지만 그래도 자연발화가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스파크가 한전 책임이냐, 자연재해냐 따지는 게 쉽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최 지사는 '동해안 산불은 모두 확실한 인재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No(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재민들은 분노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최 지사와의 면담에서 한전과 소송에 돌입해야 하는 힘든 상황을 강조하며 "인재가 아니라고 하면 자연재해밖에 없는데 왜 인재라고 했냐. 우리가 돈도 다 걷어서 소송 등을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감정이 폭발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에 최 지사는 "인재가 분명하면 국가는 책임이 없어진다"며 "정부도 관리 책임 등 포괄적인 책임이 있으니 함께 나서라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재민들은 "어찌 됐든 이런 상황에서 방송된 모습에 피해주민은 오해가 많다"며 "해명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면 피해주민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최 지사는 "인재라고 하겠다"며 "방송에서 한전 책임 없다고 한 적도 없고, 한전 책임 있기 때문에 '우리가 대신 소송해서 빨리 끝내자'는 얘기를 한 점들도 함께 인식해달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최 지사는 주민들을 대신해 한전과 직접 소송을 벌일 준비도 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피해보상 절차를 빨리 끝내기 위해 노력 중이니 이달 말까지만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