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계엄군에 의해 자행된 '주남마을 학살사건'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자리에서 80년 5월을 증언했습니다.
5·18기념재단 등은 오늘(12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제주와 광주, 베트남을 기억하다'를 주제로 '2019 광주 평화기행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비공개로 열린 워크숍에서는 주남마을 학살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홍금숙 씨와 당시 주남마을에 주둔했던 계엄군 A 씨가 참석했습니다.
두 사람은 오늘 워크숍이 열리기 전부터 서울과 광주 등에서 교류해왔지만 공식 석상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워크숍 증언자로 나온 A 씨는 주남마을 사건을 포함한 5·18 행방불명자의 흔적이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무거운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학살과 암매장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당시 계엄군일 것"이라며 "신원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가족들이 유해라도 찾을 수 있도록 용기를 내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 씨는 A 씨가 증언 과정에서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모습을 보이자 손을 잡아주며 위로했고, 자신이 겪은 학살의 경험을 참가자들과 공유했습니다.
주남마을 학살사건은 1980년 5월 23일 공수부대가 화순으로 가기 위해 광주 주남마을을 지나던 미니버스를 총격한 사건입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10여명이 숨졌고, 부상자 2명은 야산으로 끌려가 사살된 뒤 암매장됐습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A 씨는 가해자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피해자이기도 하다"며 "서로 아픔과 고통을 나누는 기회를 통해 두 사람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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