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을 빌린 뒤 해외로 도피해 사기 혐의 적색수배가 내려진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6)의 부모가 자진 귀국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9일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신씨 부부를 상대로 본격 조사를 시작했다. 전날 오후 7시3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신씨 부부는 곧바로 사건 관할 경찰서인 제천경찰서로 압송됐었다. 이들은 입국 당시 취재진 질문에 “IMF가 터져서 어쩔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들의 사건은 지난해 연예인 가족의 채무를 폭로하는 '빚투'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지난해 11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년 전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한 마이크로닷 부모가 친척과 이웃 등에게 거액을 빌려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그달 19일 마이크로닷이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히 부인했지만 몇몇 피해자들의 증언과 피해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이후 경찰이 파악한 결과 피해자 규모는 1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금액은 6억원 상당이라고 경찰은 추정했다.그러나 20년 전 화폐 가치를 고려할 때 현재 환산 피해금액은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신 씨 부부는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 부부의 자진귀국은 아들의 앞길을 걱정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부모가 저지른 일 때문에 마이크로닷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이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얘기다. 래퍼 마이크로닷은 현재 출연 중이던 모든 방송을 중단하고 언론과의 접촉도 모두 피하고 있다.
[제천 =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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