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 산골의 주택에서 구조된 반려견 약 85마리가 분양에 어려움을 겪어 안락사 위기에 처했습니다.
구조된 반려견들은 그간 사람과 접촉을 거의 하지 못해 사납고 사회화 교육도 어려워 입양 지원자들이 손사래를 치는 실정입니다.
오늘(13일) 통영시에 따르면 최근 시가 산양읍 산골에 있는 한 일반주택에서 70대 노부부가 10여년 간 기르던 반려견 100마리를 119구조대 등과 함께 구조했습니다.
노부부는 개체 수가 너무 많아 일일이 돌보지 못하고 밥만 주는 상황이었으며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더는 관리가 불가능해졌습니다.
구조한 반려견 중 15마리가량은 입양됐습니다.
입양된 반려견은 생후 몇 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강아지들로 아직 어려 생김새가 귀엽고 사회화 교육도 비교적 용이해 입양에 애를 먹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약 85마리는 성견에 사납고 반려견 수요가 적은 '믹스견'으로 아직 분양하지 못했습니다.
이 반려견들은 외부와 접촉이 거의 없이 지내, 사람이 다가서면 물려고 할 정도로 사납습니다.
몇몇 입양 지원자들이 이들 반려견을 직접 보고 입양에 난색을 보이며 돌아갔습니다.
시는 다음 주까지 구조한 반려견들의 입양자를 찾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안락사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이 반려견들은 도산면에 있는 한 임시보호소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시 관계자는 "반려견들이 너무 사나워 밥을 줘도 물려고 할 정도로 분양 이후 물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시가 85마리 양육을 책임지며 사회화 교육까지 할 수 없어 안락사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음 주까지 SNS나 현수막 등을 동원해 입양자를 찾아보고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현실적으로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동물단체 등 항의까지 각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노부부는 약 10년 전 적적한 마음에 길가에 버려진 암컷과 수컷 반려견 한 쌍을 기르기 시작했는데 교배를 시작하면서 개체 수가 급속히 증가, 100여 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